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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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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업체 대기업 단가 조정능력 상실 … 경기 어려워 홍보비도 줄여

기업 물량 축소 설상가상
충무로 일대 공황상태

최근 서울 충무로 인쇄골목에는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 소리 대신 직원들의 한숨소리만 들려온다. 인쇄업체들은 “지금과 같이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씁슬하게 말했다.
인쇄골목에는 속칭 삼발이의 운행도 예년과 같이 많지 않았다. 일손을 놓은채 담배만 피워물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경기불황의 여파에 인쇄수요가 꽁꽁 얼었기 때문이다.
한 인쇄업체의 직원은 “윤전기 중에 절반만 돌아가고 있어서 요새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이렇게 어려운건 처음이다. 지난해에 비해 주문량이 40% 이상 감소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쇄업체 대표는 “업계에서 소위 잘 나간다던 업체들도 인원감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일거리가 없어 내 월급마저도 못가져가 생활을 못할 상황에서 기존 인력을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다”며 “어쩔수 없이 인원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쇄업체가 사양산업이기도 하지만 인쇄업계 불황의 근본적 이유는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에서 단가를 마음대로 조정하면 중소업체들은 중간에서 이도저도 못하게 된다”며 “인쇄업체들이 생산 단가도 조절할 수 없고 납품단가도 조절할 수 없어 인쇄소들이 을인 상황 뿐만 아니라 갑일때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극심한 불황에 대기업들마저 홍보비를 줄이고 있어 향후 인쇄업계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인쇄사들이 장사가 안되면서 인쇄용지 유통업체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한 지류사에서 지류를 납품하고 있는 직원은 “예전에 비해 나가는 물량이 현저히 줄었다”며 “대략 30~40% 이상 감소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인쇄업체 대표는 “지난해에는 그래도 선거시즌을 맞아 어느 정도의 특수를 바라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없고 앞날이 불투명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쇄수요가 줄고 공급이 많다보니 일부 업체는 덤핑가로 납품하기도 하는데 결국 인쇄업계 모두를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종이 유통업체를 운영중인 또 다른 대표는 “예년 같으면 지개차들로 가게 앞이 시끌벅적해야 정상인데 요즘은 보다시피 조용하다”며 “지금은 충무로 일대가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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