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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05-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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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실사출력업계 돌파구는 없는가
업계 현실 리드할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전부개정 기대(1)

불황으로 가격하락 겹쳐 매출 20~30% 하락
건전한 ‘가치소비’ 기대…틈새시장 공략

실사출력업계는 지난해 정부의 규제강화 정책과 플렉스 사용 규제, 기금조성광고물의 지지부진한 추진 등으로 인해 매우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게다가 지자체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설상가상으로, 창문이용광고의 금지 또는 대폭제한, 가로형 광고물의 제한 등으로 관련 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연말에 불어 닥친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그나마 연말연시에 취급하던 계절특수 광고물마저 끊기게 만들어 업계에서는 ‘업을 언제 접느냐 날짜만 따지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돌았다.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활황을 맞던 상업용 디지털프린팅시장, 이른바 실사출력시장은 업체난립과 과당경쟁, 이에 따른 단가하락이라는 내우(內憂)에 정부의 규제강화와 입체형 광고물권장 정책 등의 외환에 직면해 있다.
특히 업체난립과 과당경쟁에 의한 가격하락으로 인해 1~2년전부터 실사출력물 평방미터당 단가는 10,000원을 밑돌고 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는 실사출력업체들이 늘었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도 일감이 크게 줄어 고전하고 있다.
특히 금년도에 거의 모든 산업분야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에 의한 실물경기 위축을 체감하고 있다.
실사출력 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동일한 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의한 세계적인 경기불황은 생존 자체가 목표가 되게 할 정도로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 그 동안 실사출력협회(회장 최용규)는 행정안전부에 ‘차량광고의 1/2 면적제한 완화 또는 철폐, 공사장 가림막광고 허용, 벽면래핑광고의 부분적 허용, 현수막 광고의 제한적 허용, 창문이용광고의 규제완화’ 등을 꾸준히 제기했다.
실사출력협회는 위의 5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일괄적인 규제완화가 어렵다면 그 중 일부만이라도 규제완화를 하여 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
실사출력협회 한 관계자는 “옥외광고업 등록 정책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법령 자체의 존재마저도 모르고 있거나 관심이 없는 다수 업체를 제도권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대안 마련을 요구했지만 정부에서는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단을 찍어내는 인쇄소와 현수막을 찍어내는 출력업체를 예를 들어보겠다”며 “옥외광고업 등록제에 대해 어느 인쇄소가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인쇄소를 옥외광고업 등록을 강제할지 궁금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원청이든 하청이든 출력만을 주업으로 하는 업체가 많습니다. 그런 업체들은 인쇄소의 사례를 들며 옥외광고업 등록을 왜 해야 하느냐고 되묻습니다. 그래서 우리 협회는 그런 업체들도 제도권으로 유입해야 옥외광고정책이 전달될 수 있고, 현장에서 집행하는 행정력 낭비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기존 등록제에 부수적으로 디지털프린팅(실사출력) 등록제건 신고제건 그 관련내용을 옥외광고물등 관리법 시행령에 규정해 주길 바랍니다”고 밝혀 실사출력 등록제 또는 신고제의 시행령에 명문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도시미관 정비 및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행안부의 경우 도시미관 정비와 실사출력, 옥외광고업체들이 직면해 있는 매출감소, 영세성 등의 현실을 놓고 정책수립에 고민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도 법령에 있으니 따르라는 식의 행정편의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며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물론 늦은 감은 있으나 행안부도 그동안 땜방식 부분개정으로 소위 업계에서 ‘누더기법’이라고 별칭하는 ‘옥외광고물등 관리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지난 3월말 실사출력, 옥외광고 업체, 학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었고 지난달 7일에는 한국옥외광고협회, 실사출력협회 등 관련 단체장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의견수렴 과정도 거쳤다.
모법 개정안의 5월 입법예고에 이어 시행령은 금년도 하반기에 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실사출력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사출력 업체 수는 7,000~10,000여개로 추정된다. 이 중 대부분이 소규모 영세업체나 생계형 자영업자다.
실제로 서울 충무로에서 여러해 동안 실사출력업을 운영하고 있는 C업체의 한 관계자는 “작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경기불황 도래 전, 후를 비교해 보면 매출이 전과 비교해서 약 30%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의 또 다른 실사출력업체인 B사의 경우도 매출이 약 20%정도 감소하는 등 업체간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20~30%정도 매출이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한 실사출력업체의 경우 매출이 약 40%정도 줄은 경우도 있어서 그 심각성은 더 했다. 이처럼 매출이 급감한 데에는 정부규제 등 몇몇 원인이 있지만 경기침체에 의한 광고시장의 규모 축소도 한 몫을 했다.
실사출력의 가장 큰 수요처는 광고시장인데 그 수요가 줄은 것이다.
게다가 수요처 대부분이 광고시장을 근간으로 한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사출력장비, 잉크, 소재의 판매도 주춤하다.
시장 정체기를 맞은 실사출력업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규제완화를 하면 실사출력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날 것이다.
<19면으로 계속 ↗>
<↘ 18면에서 계속>
□ 위기의 실사출력업계 돌파구는 없는가
UV경화 실사출력기 활용·친환경 벽지시장 진출(2)


해외시장 진출·특허출원
이동형 현수막 개발 ‘특화’

품질중시 사업구조조정
고급화·차별화 선택


그렇다고 해서 실사출력 업체들이 정부규제 완화만 바라보고 자구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몇몇 실사출력업체들은 과포화된 광고시장을 벗어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보다 고급화된 UV경화 실사출력기를 활용한 친환경벽지시장 진출을 비롯해 품질 특화된 제품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 이동형 현수막 개발, 특허출원 등 실사출력 시장을 선도적으로 리드하고 있다.
실사출력업계는 인쇄업계와 마찬가지로 과당경쟁과 단가하락의 영향으로 특히나 ‘가격’이 중시되는 시장이다.
때문에 장비, 잉크, 소재 등을 구매하는데 있어 ‘가격’을 최우선하는 소비패턴이 대세다. 이에 따라 “장비의 경우 종종 중고 실사출력기 구매를 타진해 오는 실사출력 업체도 있다”고 실사출력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소비위축과 구매력 감소로 가격은 물론 성능과 안정성까지 한번 더 생각하고 구입하는 이른바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 소비’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 ‘가격’ 중심과 ‘가치’ 중심의 소비가 양립하는 소비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로지 ‘가격’으로만 승부할 수 있는 현실도 아니다.
가격덤핑 등 가격으로 승부하는 악순환은 결국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상황상 한번 떨어진 가격은 다시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가치’소비에 중심을 두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들도 구색을 갖춰 해당 소비자들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성능이 탁월하다면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선뜻 주머니를 여는 소비자가 있고, 그런 소비자들은 우선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가치’를 염두에 두고 투자한 장비와 솔루션을 통해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시장을 만들어간다.
선제적 대응에 의한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 서로 이익이 되는 선순환구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시장상황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새로운 시장개척을 이유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신념으로 수억원대 UV경화 프린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지향하는 시장이 품질을 중시하는 까다로운 시장인 경우나 ‘품질’을 중요시하는 경우는 가격이 비싸도 최상의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고급소재를 고집한다.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일뿐만 아니라 품질 경쟁력을 키우는 일 또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광고주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사출력업을 영위하고 있는 실사출력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광고주가 더 싼 가격을 요구하지만, 그 중에는 더러 ‘품질’을 고집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접목되는 분야에 따라서 소비의 패턴 또한 다양하게 갈린다. 품질이 전혀 필요 없는 저가형 현수막 시장이 있다면 고급소재를 사용해 차별화된 표현을 해야 하는 고급시장도 있다.
현수막을 박리다매해서 이윤을 남길 것인가 아니면 고급화와 차별화된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인가 하는 선택은 사업자의 몫이다.
실사출력업체들 역시 출력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마케팅 활동을 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될 때다. 디지털프린팅업계 즉 실사출력업계는 ‘출력’의 개념이 통하는 시장이면 어디라도 두드려 시장의 폭을 확장해야 한다.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안주할 게 아니라 광고시장 밖의 다양한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해야 한다.
정부도 불법광고물 정비 등 도시미관 정비도 중요하지만 생계형,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실사출력업체들의 현실을 감안, 규제를 완화하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철수 이사 / korpin@korp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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