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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9-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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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올해도 이제 4개월여 남은 가을로 성큼 들어섰지만 출판계의 불황은 골이 더욱 깊어 가고 있다.


도서정가제가 지난해 11월 21일 시행된후로 10개월째를 맞은 현재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출판(납본 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발행종수는 11.5%, 발행부수 역시 8.0% 감소했다.

서점계나 통계청의 유통·판매(소비자 구매) 통계치를 봐도 모두 마이너스 행진이다. 개정 정가제 시행 전이던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출판사와 서점의 매출액, 소비자 구매액 모두가 빨간불이다. 생산, 유통, 소비가 상호 연동되기 때문이다.


출판계의 불황의 원인이 단지 도서 정가제만은 아닐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연 3%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국내 경기 부진과 여름철을 뜨겁게 달군 메르스 여파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미 출판계의 불황은 지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국민 독서 실태에 의하면 어른 한명당 연간 독서량이 9.2권으로 즉 한달에 0.76권으로 책 한권을 채 안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인 남녀의 하루 평균 독서시간도 23.5분에 그쳤다. 이렇게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깐 책 구매비용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지난 9월초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출판 관련 상장법인 8곳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11.3% 감소했다는 통계다.

이유는 당연 사람들이 책을 안 사서다. 통계청이 집계한 가구당 월평균 서적구입비는 올해 1분기 2만2123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0% 떨어졌고, 2분기엔 1만3330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3.1% 감소했다. 1만3330원은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적은 금액이다.


인쇄·출판의 불황에 독서인구 감소까지 겹쳐 제책물량은 매년 3%이상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책업계를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십수년째 거의 고정화 되다 싶이 한 제책 단가이다.
사회적으로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되고 있고 제책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에 제책 단가는 십수년째 거의 고정화 되다 싶이 해 가뜩이나 열악한 제책업계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주 5일제의 시행이후 제책업계의 수익성은 약 27%정도 감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제책업계는 현재의 단가가 10여년전 조달청에서 정해준 기준 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제책 물량의 감소와 수익성의 축소로 숙련된 기술자들이 정든 제책업계를 떠나는 일도 많아졌다. 숙련성의 감소는 곧 비용의 증가를 불러 일으키고 지속적인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또 하나의 이유는 대형 출판사의 불공정 거래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제책인은 “제책이 사양산업이기도 하지만 제책업계 불황의 근본적 이유는 대형 출판사의 불공정 거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출판사에서 단가를 마음대로 조정하면 중소업체들은 중간에서 이도저도 못하게 된다”며 “제책업체들이 생산 단가도 조절할 수 없고 납품단가도 조절할 수 없어 지속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형출판사들의 제책에 대한 납기 요구 기간이 짧고 물량이 지속적이지 못해 바쁠 때는 한없이 바쁘고 다른 때는 물량이 없어 기계가 가동도 안되는 때가 많고 인력 조정도 어렵다.


제책업계는 현재 인건비와 임대료,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채산성 악화로 자금난에 직면한 제책업계가 늘고 있으며 구조조정이나 축소경영으로 위기를 겨우 넘기고 있는 추세이다. 제책업계의 경영난은 연구와 개발(R&D) 투자 확대에 적신호로 등장하여 품질 고급화와 체계적인 인력양성에도 한계에 직면했다.


정부의 지원확대와 함께 제책업계도 자율적인 조정을 통해 업계 질서를 바로 세우고 제책산업 자생력을 강화시켜 홀로서기가 가능토록 상생의 협력을 지속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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