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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병든 책의 치료 책 복원의 세계, 전통 제책방식 활용 원형 유지
  • 기사등록 2015-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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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책을 완성함에 있어 최종단계가 제책의 과정이라면 책의 보관 단계에서 파손된 책을 치료하는 과정이 ‘책 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복원전문가를 ‘책 복원사’라고 한다.


제책업의 또 다른 한 분야인 책 복원의 한 분야로 ‘예술제본’이 있다. 예술제본은 상처가 난 책을 새롭게 고치는 것에서는 책 복원과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예술제본은 ‘북아트’의 개념으로 엄격하게 논하면 ‘복원’과는 차이점이 있다. 책을 보다 아름답게 꾸미는 것인 예술제본은 제책에서의 전통방법을 통한 복원보다 번형된 제책의 형태로 발전된 것이다.


따라서 자료보존적 측면에서 책의 당초 원본의 신비성과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책 복원의 고유개념이며 책 복원사의 임무이기도 하다.


책이나 고문서, 고서화 같은 문화재 및 예술품들의 복원은 그동안 주로 표구사에서 다뤄왔다. 표구사의 경우 드물게는 서책의 장정(裝訂)도 다루고 있다. 또한 민간에서는 훼손된 유명 고서나 가문의 족보 등을 복원하는 전문업체도 있다.


한국고서복원의 표창술 대표는 한국 고서복원 분야의 일인자로 40년 넘게 고서 및 고서화를 복원해 왔다. 국내 관공서에서부터 미국 워싱턴 소재 스미소니언박물관 소장 고서까지 표 대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표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는 전문가다.


이처럼 상업적인 분야에서 책 복원업체의 현황의 경우 국내 전문업체가 있으나 대부분 대학교수들이나 문화재 보존학과 종사자 및 개인이 외국에서 공부 후 개인공방을 차려 하는 식의 소수에 불과하다. 그나마 종이자료만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는 1-2군데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표구나 장황(裝潢)으로 복원이라기보다 가공의 단계이며 정통적인 복원작업이라 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더군다나 예전 복원전문가들은 스승으로 배운 기술이 한정되다보니 넓게 퍼질 수 없는 상황에 있다. 거기에다 매뉴얼화 된 것도 없는 등 과학적인 증거가 뒷받침 자료가 부족해 공용화나 표준화 어려운 실정이다.



책 복원 개념 ‘책 본래의 원형유지’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책의 정통 복원은 민간보다 공공기관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자료운영과 자료보존실을 들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문 복원사에 의해 보다 체계적인 책 복원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실에는 7개의 전문 보존처리실과 제본실도 있다. 제본실에서는 신문, 관보, 연속물을 묶음으로 제책처리를 하고 있다. 또한 제책처리를 거쳤더라도 제본파손이 된 것은 재제본 처리를 한다.


특히 본드를 이용하는 소위 ‘떡제본’의 경우 재제본을 해도 갈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다른 비법을 사용해 단점을 극복하거나 고서는 ‘오침안정법’의 실제본. 두루마기, 전통제본방식의 전통 형태를 유지하는 재제본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도서관이라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전통적인 서양 제본이나 문양과 재료를 재연해서 원본의 신비성을 잃지 않고 책 본래의 원형유지 측면에서 책을 복원하는 것이다.


사실 책 복원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표구와 도제식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복원은 단순하게 배워 작업에 임하는 것이 아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자료운영과 자료보존실 이귀복 학예연구관은 “전문 책 복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과정을 배우고 기초과정 후에 어떤 매체나 재질에 따른 세분화된 공부를 접목시키고 손이나 몸으로 익숙한 단계를 거쳐야만 전문 복원인력으로 양성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초교육이 끝나고 세부적인 전공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경험은 해외서 공부하는 등 일반적인 석·박사 등의 10-12년에 걸친 학문적 노력과 5-6년 복원 경험을 쌓음으로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복원가로 활동할 수 있다.



복원부분 원본보다 내구성 강하면 잘못된 복원


책 복원의 대상이 훼손이 된 책인 만큼 책 복원이란 궁극적으로 복원을 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예방적 보존처리’라고 한다.

이를 위해 책이 훼손되기 전 미리 훼손 방지 처리에 임한다. 책이 훼손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온·습도의 변화, 빛, 공기 유해가스, 각종 유해 미생물로 인한 훼손이다.


이러한 훼손을 막기 위해 소독 및 서고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또한 책의 취급 부주의 방지 차원에서 보존상자 등을 애용한다.


책 복원에 소요되는 시간은 훼손된 정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표지만 훼손 속지 몇 장만 훼손된 경우에는 단기간 복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책들이 열화 등 단시간 복원 힘들어 치유과정 넉넉히 잡아야 하는데 대략 1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더 오랜 시간을 요구하기도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1년 동안 대략 10만권을 복원처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예방적 처리작업은 300~400여권에 이른다. 재제본의 경우는 5천책에 달한다.


특히 책이 오래될수록 가벼워지는데 이는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 습기를 보충하는 조습처리를 거친다. 이외에도 산을 빼주는 탈산성화 등 화학처리 같은 공동처리과정도 거친다.


특히 일부분 복원에는 부분접으로 결실 부분은 한지 등 보강제로 복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전반적 복원의 경우는 배접을 한다. 배접은 복원의 마지막 방법이다. 대부분 책 복원은 부분접을 거쳐 완성된 후 그리고 제책을 통해 새롭게 선을 보인다.


고서나 고화의 경우 한지를 통한 복원에서 복원부분의 한지 섬유장이 너무 길고 질기는 등 책 원본보다 내구성이 강하면 오히려 책 원본이 훼손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열화과정을 거쳐 물리적 강도에서 차이가 안 나게 하기도 한다.


책 복원은 반드시 수작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은 기계의 힘을 빌린다. 이귀복 연구원은 책 복원에는 이런 것들도 접목시켜야 하며 그래야 책 복원 기술이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이 연구관은 “책 복원와 관련 도서용지 등 복원용지, 보존상자, 영구보존문서 비밀생성문서 등 재료의 범위를 세분화되고 있다.

따라서 특수한 재료 등의 쪽으로 제지분야를 세분화시켜 전문분야의 제지용품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귀복 연구관은 또한 고서 등 복원사업과 관련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복원 보존처리 중앙기관을 조직해 국가의 산재한 자료를 가져다 복원의 가치, 우선순위 정해 가져다가 복원해 보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복원재료의 표준화와 충분한 복원예산의 지원 등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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