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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비책 있습니까? 시온 애드컴·제책사 방희영 대표에게 듣는다
  • 기사등록 2011-04-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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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 서비스 고객 재수요 창출
인건비도 못 건지는 제책사 수두룩하다
무선·중철 공정혁신 통해 생산성 높여

제책업계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요즘 와서 수입성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기자가 시온 애드컴·제책사에 도착하니 요시노 무선철기와 정합기 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힘차게 돌아가는 기계 소리만 듣노라면 한국 제책업계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은 일대로 하는 데도 점점 가난해지는 워킹푸어 신세가 되어가고 있는 이 땅의 제책업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일까? 무선·중철 전문 제책회사인 시온 애드컴 방희영 대표를 만나 제책업계의 어려움에 대한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로 한다.

▶제책업계 경기가 어떤지.
많이 어렵다. 전반적으로 원ㆍ부자재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데다가 일거리는 줄었다. 먹고 살기 어렵다 보니 출혈경쟁으로 제살깎아먹기식 수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 보면 머지않아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싶다.

▶시온의 올해 목표가 있다면.
원스톱 서비스로 고객 재수요를 창출하겠다. 우리 회사에는 요시노 무선철기 등 최고의 설비가 있는 만큼 무선과 중철 공정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방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올해 목표 달성에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일단 올 7월부터 전 산업계에 일률적으로 시행되는 주 40시간 근무가 인쇄업계에 입히는 타격이 크다. 인쇄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전체 매출에서 인건비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다. 한 마디로 남는 건 없어도 인건비라도 건지면서 버텨온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주 40시간 근무 시행은 인쇄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다른 쪽으로 원가절감책은 없을까.
아무리 짜 봐도 없다. 인건비 줄이는 것밖에 비용절감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인건비를 줄이면 일을 더 받을 수 없다.

▶시온의 경우 원청을 많이 한 업체인데.
그랬다. 그렇지만 지금은 하청을 더 많이 한다. 원청이 30이라면 하청이 70이다. 원청만 해서는 회사 유지가 쉽지가 않아 부득이 하청까지 하고 있다. 거래처가 약 150업체인데, 이중 주거래 업체가 4,50개 정도 된다.

▶제책업계에서 시행했으면 하는 정부정책이 있는지.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하루 종일 기계 돌려서 얻는 수입이 식당해서 얻는 수입보다 못하다. 이게 우리나라 제조업의 현실이다. 아무리 원가절감을 하려 해도 마른 수건짜기다. 이러니 사업을 처분하려 해도 인수하려는 사람이 없다.

▶인쇄산업의 수입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 마디로 말하면 제살깎아먹기식 수주가 근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쇄업계를 잘 보면 부부가, 또는 가족들이 나와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이 일하기 때문에 야근을 해도 시간외 수당이 들지 않는다. 적어도 밥벌이는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적은 가격에도 유지가 되는 것이다. 인건비로 유지하는 인쇄업계가 이런 기업들과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무리 비싼 설비 들이고 투자를 해도 지금처럼 유지하기가 힘들다면 아무도 제조업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당분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주 40시간 근무가 시행되면 사람 구하기 더 힘들어질 것이다. 업계가 모두 함께 문제의식을 가지고 공생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장진영 부장 korpin@korp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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