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인쇄경기가 바닥권을 맴돌자 설비투자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버티기도 어려운 판국에 무슨 설비투자냐고 반문하겠지만 사실 설비투자가 부실하면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따라온다. 경쟁력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증거이다. 오래된 설비를 그대로 사용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생산성마저 내려갈 수가 있다. 품질 역시 유지하기도 벅차다.
품질이 유지되고 자신감이 붙어야 주문도 탄력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품질, 생산성이 낙후되면 납품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인쇄물 가격유지와 안정적인 고객관리에도 적신호가 들어온다. 최상의 고객관리를 안정적으로 장기간 유지하는 가장 최우선 조건이 가장 우수한 설비들을 보유하는 것이다. 설비도 라이프사이클이 있다.
어떤 업종의 제조업도 이라이프 사이클을 짧게 둔다. 가장 최근 모델을 최상의 옵션을 장착해서 최상의 조건에서 활용한다. 이런 조건에서 설비들을 운용한다면 유지비용 관리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겠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인쇄설비도 20~30년 심지어 그 이후까지도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었으나 디지털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설비자체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매우 중요해졌고 로봇과 AI(인공지능) 기능들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래서과거에는 장타가 유리한 측면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단타가 유리해졌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율을 높여야 할 처지이다. 인쇄설비가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투자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시점이있다. 관리측면에서 보면 아무리 우수한 설비도 조작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력관리가 그래서 중요하다. 인적자원개발(HRD)과 인적자원관리(HRM)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또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인쇄업계에 계속 수혈될 수 있도록 여건조성이 시급하다.
산학협동이 중요하고 대학교 전문대학교에서체계적인 인쇄전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 이 부분이 매우 취약하고 부족하다. 또 외국인 기술인력조달도 대폭 확대해서 인적자원 부족에 대한 갈증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설비투자는 투자시점이 있는데 불경기라고 투자를 중단 한다면 경쟁업체에 밀릴 수가 있다.
오히려 불경기에 설비투자를 확대하면 호경기 때 단기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필요 충분조건들을 충족하게 된다. 인 쇄설비도 고가라 인쇄사 이익에서 일정 비율을 정해놓고 고정비로 쌓아놓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최소한 마진율에서 5%는 적립해 놓으면 필요할 때 공격적으로 나설 수가 있다. 인쇄산업도 장치산업이라고 하는 이유가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인쇄전시회를 찾아다니는 것도 단순히 시간낭비가 아니라 알뜰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 같다. 이제는 설비관리에 좀 지혜로워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