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착륙으로 정리되고 있는 인쇄업계
2024년 올 한해도 저물었다. 지난해(2023년) 1.4%라는 저성장을 경험한 우리나라는 아직 올해의 성장결산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은행, KDI등 국가기관들이 분석하여 발표한 수치는 2.2%정도 된다.
그러나 이2.2%도 지난해 1.4%에 이은 기저효과에 편승한 것이어서 엄밀하게 성장률을 전망하면 1.4%와 2.2%를 합하여 그를 평균 수치로 나눈 1.8%가 2024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로 보면 정확하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2025년 1.9%, 2026년 1.8%로 각각 발표했다. 4년 연속 1%대 저성장이라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국가가 확실히 되었다는 뜻이다. 경제, 경영을 분석할 때 3회 연속성을 엄격하게 따지는데 3회를 넘어 4회까지 1%대에 진입하는 것으로 보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따라가기 싫어도 이미 그 방향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 국가경제는 저성장에 진입하였지만 이런 불청객을 과감하게 털어 버리고 성장곡선으로 바꿔타기 위해서는 혁신과 쇄신이 있어야 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통찰력과 정보력으로 과감하고 확실하게 변해야 한다.
인쇄산업도 산업이고 제조업이다. 그래서 우리의 실정과 실태에 가장 적합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고 세우는데는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국가경제와 인쇄경제를 두루두루 상세하게 살펴봐야 알 수 있다. 즉 이는 나무도 봐야 하겠지만 숲도 보라는 뜻인데 이런 종합적인 현상들을 분석하고 정리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인쇄는 경착륙이 확실하다.
특히 수주산업인 인쇄는 그 여파들이 한참 후인 뒤에 오지만 매우 차갑고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 수주산업이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와야 생산에 착수하는 관계로 재고걱정이 없고 원가관리와 비용관리도 쉬워 사후관리가 용의한 것이 편리하다.
인쇄를 분류할 때 1차산업 2차산업 3차산업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으나 시대에 따라 변해온 것 만큼 1세대 2세대 3세대 인쇄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진다.
1세대 인쇄 옵셋, 제책이 이에 속하고 2세대 인쇄는 레이벌, 지기, 패키지, 연포장, 스크린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또 3세대 인쇄는 RFID, 인쇄전자, 3D~4D등 현대산업을 선도하는 인쇄류집단이라고 봐야 한다.
인쇄경착륙 속에서도 1세대 인쇄는 적색류에 속한다. 또 2세대 인쇄는 황색, 3세대 인쇄는 녹색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 향후 대책과 대응책을 논할 때 세대별로 다르게 다른 강도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쇄정책을 수립할 때 거시, 미시, 인쇄를 조명해 보듯이 차례대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거시경제 현황분석과 대책
세계경제는 한해 평균 3.3%정도 성장한다. 선진국은 이 기준보다 낮게 성장하고 개발도상국가들은 높게 성장한다. 또 선진국 경제는 신기술과 R&D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경제를 구현하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가는 인건비 부담이 높은 의식주와 저기술, 보통 가내와 가공내생기술위주로 발전하고 있어 완전히 구분되어 있다.
혁신과 변화 지속적으로 충전해야 미래 활로 열려
통찰력과 정보력으로 새도전
인쇄지각판 변화 R&D로 대처
굴뚝기업은 시스템으로 반전
이런 가운데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는 현상들을 짚어 보자면 미·중 패권전쟁의 지속, 트럼프 2.0시대 도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정리할 수 있다. 미·중 패권전쟁은 하루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다. 14억 인구와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역량과 파워도 하루아침에 단시간에 종결될 일이 아니어서 지루한 공방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국가에 생필수품을 값싸고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또 석유를 제외한 자원도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어 자원이 무기인 현시대에서는 중국의 부각을 단순논리로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은 중국의 장·단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촘촘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게 분명하다. 또한 기축통화인 달러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금융으로 중국의 자본시장을 흔들어 나갈게 확실해지고 있다. 바이든 美대통령은 동맹을 통한 중국을 옥죄왔으나 트럼프 美대통령은 관세로 중국의 수출규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정책적 변화에 따라 중국은 벌써부터 내수부양에 심혈을 쏟고 있다. 중국은 전체 GDP의 28%가 수출이고 72%가 내수체제 국가가 됐다. 28% 수출중에 미국이 25%라 이부분을 줄이는데도 중국의 고민은 깊다. 특히 트럼프 2.0시대가 1월 20일부터 본격 진행되고 있어 미국에서 무역수지 흑자국가들은 단단한 각오들을 해야할 처지이다. 트럼프 대통령 성격상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일본, 동남아, 심지어 우리나라까지 전세계가 떨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한동안 전세계가 전쟁없는 평화가 지속되어 세계화시대가 활짝 열려왔다. 그런데 코로나19이후 불안한 정세가 지속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년이상 전쟁상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 팔레스타인, 헤즈볼라, 이란까지 중동화약고는 1년 이상 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제로 봐서는 생산비용을 증가시키고 교역을 위축시키는 등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시경제에 이어 미시경제들도 살펴보자.
전국 혼돈속에 반도체외의 신기술 멸종 상태
1950년 전쟁이후 우리나라는 1차산업에서 2차산업으로 변모하여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지속하여 왔고 중국의 성장세에 편승하여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다가 IT산업과 K-컬쳐까지 더해 견고한 3차산업까지 속속 합류하여 세계 12위권 경제대국 반열에 올랐다. 반도체를 비롯하여, 이차전지, 조선, 방산업체,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세계적인 업체로 큰 주목을 받았는데 혁신강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4차산업혁명을 제대로 선도해나가지 못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분야에서 현격한 열세를 나타나면서 그 파장도 만만찮다.
AI가 대세가 된 현재 미국주도 M7은 펄펄 날고 있으나 네이버와 카카오는 죽을 쑤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 전자에 갇혀있고 대만의 TSMC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로봇역시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으면서 우리나라는 따라가기도 버거운 실정에 내몰리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역시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가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30대 대기업들은 규모를 줄이거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국가경제도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혼돈에 빠져있고 투자가 줄고 소비도 얼어붙어서 가동률마저 하향세로 돌아섰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거시경제환경까지 불안하고 혼탁해지면서 매우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 제조업 생산환경들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불확실성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란과 불안이 지속되다 보니 모든게 얼어붙고 있다. IMF외환위기보다 더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체감경기는 말이 아니다.
탄핵정국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쳐서 인쇄같은 영세소기업은 죽을 맛이다. 저성장의 요인이 되는 노동, 자본, 생산성 향상도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운 난제들로 내몰리고 있다.
노동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자동화등으로 일부 해결하고 있으나 투자에 비해 생산성이 얼마나 받쳐 줄지가 의문이라 주저하고 있다. 자본은 우리나라는 부채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가계부채, 기업부채, 국가부채가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부채가 많으니 소비가 식어있고 소비가 식으니 주문이 줄어들고 주문이 줄어드니 제조업 가동률이 줄어들고 가동률이 줄어드니 채용이 줄어들고 채용이 줄어드니 모두가 수익이 줄어들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싸이클 구조는 빈곤의 악순환만 지속시키고 있으며 저성장만 고착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일거에 걷어내려면 혁신과 쇄신들이 꾸준히 장시간에 걸쳐 지속되어 왔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것 같다. 또 연구와 개발(R&D)도 일상화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이공계 홀대로 인해 실기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그 피해는 심각하다. 반도체이후 지난 30여년간 새로운 혁신적 먹거리를 창출해 내지 못해 견고하고 확실한 세계 1위 품목은 없는 것 같다. 이런 총체적 부실과 생산환경으로 인해 수주산업인 인쇄는 하향곡선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 장착하면 인쇄영토 커져
창의력으로 창조경제 심고 성장엑셀 밟자
우물안 개구리에서 빨리 벗어날수록 유리
인쇄정책은 실종됐고 대책도 없다.
해방이후 2000년까지 인쇄산업은 견고한 성장기를 걸어왔다.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이어졌고 문화가 고급화되고 국민들의 소득수준도 향상되면서 인쇄물 소비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01년 이후에는 인터넷이 등장하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가 본격화됐다. IT가 위세를 떨치면서 전자정부, 전자기업, 전자개인시대가 될 정도로 디지털화가 보편화됐다. IT가 거세질수록 종이인쇄는 고개숙인 업종, 신세가 되었고 마침내 2020년까지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경험하게 됐다. 2021년 부터는 코로나 19사태까지 겹치면서 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데스밸리(death valley)터널에 진입하고 말았다. 종이인쇄업계는 점점 열악하고 영세해져 과거 고점대비 30%가 증발했으며 1인 기업등장, 5인 이하 인쇄사 90%등 우울한 현상들이 빚어지고 있다. 인쇄사 생산성이 비닐하우스 재배보다 뒤처지고 있고 고급식당 매출보다 뒤처지고 있으며 재래시장 상인보다도 못하다는 소식들이 계속해서 뒤를 잇고 있다. 인쇄 채산성 악화를 반전하는 길은 규모를 키울 수 밖에 없다.
인쇄, 턴어라운드에 모두가 나서자
추락하는 인쇄규모를 반전시키는 길은 뱃머리를 돌리는 수 밖에 없다. 추락방향을 돌려서 성장 방향으로 되돌려 놓는 길인데 아이디어, 시장, 사람, 제도를 내세우지 않을 수 없다. 아이디어가 풍부해야 창조경제가 열린다. 창조경제가 열려야만 규모가 확대되어 인쇄시장 총량이 늘어난다. 인쇄시장이 확대되면 사람이 몰리게 돼 있는데 고급두뇌는 물론 기술노동자까지 인쇄업계에 들어오게 문호를 활짝 개방해 놓아야 한다. 인쇄가 인기있는 품목, 제조업이 되면 사람들도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현재 대학교, 전문대학, 폴리텍 대학에서 인쇄학과들이 활성화 돼야 우군지원들이 가능하다.
제도는 인쇄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들인데 인쇄문화산업진흥5개년계획을 현실성 있게 맞춰나가고 뿌리기업, 지방조례에 인쇄산업부활을 포함시켜 전방위적으로 인쇄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인쇄정책들도 현실적 방향들을 흡수하면서 효용성 위주로 진행해야 가장 바람직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쇄정책으로 성장속도내자
인쇄정책들이 제시되어 있어야 방향과 목표들을 볼 수가 있어 가속도가 붙게 돼 있다. 인쇄현장을 리드하고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들이 입안되고 발표되어야만 하는데 인쇄업계는 사실 이 부분들이 약하다.
조합, 연합회, 협회들은 정책을 제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들 기관들이 손놓고 있으면 인쇄업계는 정책적인 서비스를 받을곳이 전무하다. 인쇄기관들은 정책을 내놓을 의무가 있다. 산업자원부나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연결도 이들 인쇄기관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이와함께 인쇄사 등 개별 인쇄사는 본인 기업실정과 미래를 리드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인쇄사가 대책이 없으면 성장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단체는 정책을 내놓고 인쇄사는 대책을 제시하여 상호균형과 조화를 이뤄나가면 성장을 위한 소중한 모멘텀을 구축할 수가 있다. 계엄과 탄핵, 트럼프 2.0시대 등장,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국내외적으로 인쇄산업계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총체적 역량을 함께 모아나갈 소중한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취재 및 정리 = 박우제기자>
cspac@naver.com
korpin@korpin.com
korpinoffici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