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를 효율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제지업계가 시찰단을 꾸려 종이 재활용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이웃나라 일본을 방문했다.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한국종이자원진흥원 이사장)이 단장을 맡은 시찰단은 한국제지연합회(이복진 회장)와 한국제지원료재생업협동조합이 동참했다. 제지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원료가 중요하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요즘 같은 때에는 재활용을 통한 양질의 원료가 제지기업에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필요하다. 이에 시찰단은 일본의 앞선 종이 재활용 문화를 배우고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으로 관측된다. 참고로 최병민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종이 생산량은 1100만 톤 정도 된다고 한다. 이 가운데 80%가 재활용된 종이이다. 10장을 사용하면 8장은 순환되는 셈이다. 문제는 카본지나 라미네이트지 등 섞이지 말아야 할 원료가 들어가는 등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급 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종이 자원이 질 낮은 재활용 자원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엄격한 품질기준과 관리 필요
반면 일본은 가정에서부터 깨끗하게 분리 배출한 재활용 종이가 수집상과 압축상을 거쳐 제지업체들로 들어가는 과정이 잘 정비돼 있어 문제가 크지 않다고 한다. 이와 관련 2020년 5월부터 제4대 한국제지자원진흥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병민 회장은 일본은 종이만 5종류로 나눠 분리배출을 하고 있는데 분리수거가 잘 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정부차원의 재정 지원과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일본 제지업체의 엄격한 품질 기준에 부응하기 위한 각 수거 과정에서의 노력이 이런 시스템을 정착시켰다고 한다. 즉 골판지 더미에 불순물이 10% 미만이면 제지사가 가격을 그만큼 쳐주지 않고 10%가 넘을 경우 아예 받아주지 조차 않기 때문에 품질 관리는 필수라는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나 수거업자는 가정에서 내놓은 폐지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는 등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예 수거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 엄격한 곳은 요일별로 신문과 잡지, 우유팩 등 종류별로 따로 수거해 효율성과 폐지의 제품성을 높이기도 한다.
아울러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폐지수거 업체들을 지원, 교육과 캠페인을 한다. 이런 시스템이 지금의 일본 폐지 수집과 처리 선진화를 구축했다고 한다. 재활용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자원을 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