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와 포장산업은 거대 설비를 가동하고 고품질의 인쇄물과 포장을 위해 쾌적한 작업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그런데 지난달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모양새다. 인쇄와 포장산업계에서는 안 그래도 어려운 업황에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폭탄이 떨어진 격이라는 반응이 많다. 경영이 힘든 대부분의 기업들은 물론 비교적 양호하다고 하는 일부 기업들도 하나같이 부담이 된다고 호소한다. 제조원가의 상당부분을 전기요금이 차지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전기요금을 깎아주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안 되면 다른 부분에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요구는 비단 인쇄와 포장산업뿐만 아니라 타 업종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쇄산업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뿌리 중소기업계에서 ‘계절과 시간대별 요금조정’ 과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에 전기료 포함’ 등을 촉구했다.
뿌리산업계 전기요금 대책 촉구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4년도 ‘제2차 뿌리산업위원회’를 지난 6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뿌리산업위원회는 금형, 주물, 소성가공 등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의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성장을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기요금이 매월 수억원 이상 나오는 열처리·주물 등 뿌리기업들은 이번 인상으로 매월 수천만원씩 추가 부담해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최근 반복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존폐기로에 놓인 상황”이라며 “뿌리 중소 제조업만이라도 계절별(6월과 11월 요금 → 봄·가을철 요금 적용) 및 시간대별(토요일 낮시간대 중부하 요금 → 경부하 요금 적용) 요금 조정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 합리화 연구’ 발제를 맡은 김재혁 한국재정학회 연구위원은 “최근 3개년(2022~2024) 평균 최대 전력량을 분석한 결과 6·11월 전력량이 각각 봄(5월)·가을철(10월)에 더 근접했으며, 봄·가을철 토요일 중간부하 시간대(8~22시) 전력수요도 평일대비 15% 낮다”며 “경영난에 직면한 뿌리기업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이라도 계절·시간대별 요금 조정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는 다소비/저효율 에너지구조의 고착화가 이뤄진 상황으로, 에너지 효율 관련 예산은 2010년 대비 2023년 43% 감소(6017억원→3457억원)한 상황”이라며 “관련 예산의 76%는 정부가 선투자하고 회수하는 융자사업으로 중소기업이 참여할 유인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율 향상시 전력산업기반기금 부과금 감면 등과 같이 에너지 효율 인센티브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