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이 갈수록 효율성과 적시성, 안정성 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에 따른 3중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인해 고통을 겪은 뒤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이를 구현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대부분을 제조를 했으나 코로나19로 공급망 불안에 직면하면서 대책으로 미국 등 선진국은 공급망 재편을 시작했다. 주요 전략산업은 자국이나 우호국에서 생산할 수 있게끔 조정하고 자동화를 통해 적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게끔 조성하고 있다. 또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근로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경직된 노동시장과 근로자 중심의 정책, 고물가 등으로 갈수록 자동화된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고 고도화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기업의 자동화를 돕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들도 생겨나 대기업 중심으로 협업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 내고 있다
즉, 지구촌은 물론 우리나라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또 대기업들이 협업을 통해 자동화 생산 시스템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 인쇄와 포장산업계도 미래를 통찰한 기업들은 조금씩이나마 스마트한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 하며 불황에 맞서고 있다.
업계를 방문해보면 그나마 ‘버티고 있다’고 대답하는 인쇄와 포장기업들은 스마트 생산라인을 조금씩이나마 구축하고 있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각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끌어오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고 말하는 경영인도 있다. 그만큼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을 갖추기가 인쇄산업 등에서는 힘이 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스마트 생산을 주저하고 있다.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미진한 소프트웨어 등 기술적인 이유도 있으며 설비문제와 효율성 등도 요인이다.
인쇄 등 중소기업들은 DX 거북이걸음
이런 경향은 인쇄와 포장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부분의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2 중소기업의 디지털 성숙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디지털 성숙도는 100점 만점에 40.7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64.3%는 디지털화 전략을 준비하지 않고 있었고 19%만이 전략적으로 디지털화에 대비하고 있었다.
2022년에 비해 현재는 좀 더 나아졌다고 가정할 가정할 수 있겠으나 동일 업종 대기업에 비해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이 뒤처져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이는 향후 디지털 경제에서의 양극화가 고착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도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예산 한계 등으로 대다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지원사업 참여가 녹록치 않다. 또한 업종·지역·규모에 따른 디지털 전환 해법도 각각 조금씩 달라, 근본적인 민간 주도적 디지털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발적 디지털 혁신과 산업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눈길을 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달 28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