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효율성·품질까지 높여
인쇄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대내외적인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원자재 가격 인상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과 함께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로봇 및 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스마트화를 가속화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제지 업계, 인쇄용지 가격 7% 인상
4분기는 일반적으로 신년, 새 학기 관련 수요 때문에 제지업계 성수기로 통하는데 올해는 관련 특수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올해 3분기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제지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무림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지 기업들도 엇비슷하다. 업계 희비는 펄프 가격이 좌우했다. 제지업은 펄프가 원가의 약 60%를 차지한다.
문제는 지난 9월부터 한솔, 무림, 한국제지 등 주요 제지 3사가 인쇄용지 가격을 7% 올렸는데도 3분기 저조한 실적이 4분기에도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요 제지회사가 종이 가격을 잇달아 올린 것은 원재료인 펄프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상승 등 원가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펄프가는 다소 하향 안정세라고 할 수 있지만 해상 운임이 상승해 원가 압박이 커졌다. 해상 운임 척도로 꼽히는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29일 1759.57에서 7월26일 3447.87로 2배 가깝게(96%) 치솟았다.
해상운임이 오르면 종이 원재료 및 제품 수출입 과정에서 비용이 커진다. 한솔제지는 매출 절반가량이 수출에서 나온다.
인쇄업체들은 더욱 한숨만 짙다. 인쇄용지 가격 인상으로 새해 달력이나 다이어리, 도서 가격도 상승해야 하는데 쉽게 올리지를 못한다는 점이 경영 압박으로 다가온다. 인쇄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못해 종이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원가 압박만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골판지 가격도 덩달아 오름세 보여
인쇄용지 가격 인상에 이어 물건을 담는 종이박스 원료인 골판지 원지 가격의 추가 인상도 주목된다.
골판지 원지 원재료인 폐골판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폐골판지 가격은 전국 기준으로 10월 ㎏당 112.6원으로 전월보다 1원(0.9%) 올라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다.
앞서 7월부터 아세아제지, 한솔페이퍼텍, 신대양제지는 이미 골판지 원지 가격을 t당 9만원 올렸다.
골판지 제품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지 가격이 20% 상승하면 골판지·상자 가격은 12% 이상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골판지 업체들은 납품대금연동제를 근거로 단가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막상 수요 기업과 마주하면 말을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포장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면 수요 기업에서 다른 업체로 물량을 돌리기 때문에 먼저 나서서 단가 인상을 말할 수 없는 처지”라며 “납품대금연동제도 기업 간 합의하면 예외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적자는 결국 우리가 떠안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산업용 전기 요금 평균 9.7% 인상
인쇄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고민이 더 커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난달 24일부터 평균 9.7% 올랐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인상되는 가운데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164.8원에서 173.3원으로 5.2% 인상됐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산업용 가스 요금 또한 전기 요금 상승에 따라 인상이 불가피 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가스협동조합 조합원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산업용 가스메이커들이 원료액화 가스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 매입단가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화와 로봇 통한 스마트화 시급
인쇄업계가 갈수록 높아지는 원자재 가격과 비용 압박 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로봇 및 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스마트화를 가속화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구현을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함께 빅데이터가 필수적인 기술이다.
빅데이터 관리기술이 도입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는 계획된 재고 수준이 아닌 예측 재고 수준 관리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이 아니라,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에 기반을 둔 유망한 고객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인쇄업체의 고객관계관리 (CRM) 시스템은 수천 수백 건의 연락처와 고객에 대한 중요 정보를 통해 견적서, 작업, 공정 상의 데이터를 유지하여 생산을 관리하고 합리화 할 수 있다.
또한 작업정보, 기계활용도, 환경조건 등의 수 많은 데이터 수집을 통해 인쇄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인쇄장비를 분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