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인쇄 산업 통합 전시회 ‘케이프린트 2024(K-PRINT 2024)’가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전시회를 주최한 한국이앤엑스측에 따르면 275개 기업이 참가해 관련 제품을 선보였고 인쇄산업 관계자와 국내외 바이어 등 20,638명(해외 바이어 445명 포함)의 참관객이 찾았다. 3천5백억 원 규모 내수와 3 천만불 규모의 수출 상담도 이뤄지는 등 성과도 풍성했다. 특히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많은 현장 계약 체결이 진행됐다고 한다.
또 국제인쇄산업전시회 (KIPES)를 비롯해 한국레이벌 전시회(K-Label), 한국패키징 전시회(K-Pack), 한국디지털 인쇄·솔루션전시회(K-Digital Print), 한국텍스타일 전시회 (K-Textile), 한국사인·광고전 시회(K-Sign&AD) 등 유관 전 시를 통합, 원스톱 관람을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인쇄 산업 동향과 국내 인쇄 산업 표준 로드맵을 볼 수 있는 ISO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세미나를 비롯해 다양한 세미나가 개최돼 주목받았다.
또한 디지털 프린팅 관련 기업이 다수 참가해 인쇄 산업에서 신기술이 어떻게 융합되고 활용되는지 라이브 데모를 진행 하는 등 여러 연계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글로벌 ESG 트렌드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인쇄 산업 발전에 앞장섰다. 친환경 업체 부스에‘ECO-PRINT’배지를 표시해 관련 전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고, 비건(Vegan) 친환경 인증 열전사 필름, 무레이벌 직인쇄 솔루션을 제공하는 레이저 프린터 등 친환경 제품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전시회의 고유 기능 중‘비전 제시’미흡
이처럼 외형적으로나 규모에서 성공적인 전시회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체로 전시회는 특유의 장점이 있다. 먼저 전시회에서 관련제품의 구매와 판매를 할 수가 있고, 자사의 신제품을 홍보하고 전시할 수 있다. 또 전시회라는 모멘텀을 활용해 언론에 보도, 주력 제품과 회사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전시회장을 방문하면 다양한 국내외 기업이나 고객들과 네트워킹도 가능하다. 상호 관심사가 비슷하기에 소통이 더욱 쉽고 용이하다. 아울러 전시품 관람을 통해서나 세미나를 활용해서 최신 지식을 습득하기 용이하고 관련 산업의 동향과 현황을 파악할 수가 있다. 나아가 해당 산업계의 비전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전시회의 장점 중 이번 전시회는 비전제시 부분에서 아쉽다는 평가다. 한 출품사 관계자는 본보와 만나“이젠 매년(전시회를)하다 보니 특별하게 달라진 것이 없다. 작년에 나온 기계가 올해도 나왔고 특별한(신기술의)업체가 보이지 않는다”면서“그냥 비전이 없는 평이한 전시회가 됐다” 고 밝혔다.
전시회장을 매년 찾았다는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올해는 사인업체들이 인기를 좀 많이 끄는 것 같다”면서“그 외에는 특별한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과거에는 스마트팩토리관 등 특별관이 있더니 이제는 중국 업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년 전시회장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본보도 전시회의 면면을 지속적으로 속속들이 지켜봤기 때문에 앞선 인쇄인들의 의견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인쇄의 비전은 인쇄인들은 물론 관람객들의 이정표나 방향타와도 같은 것이다. 올바른 비전을 찾고 제시했을 때 비로소 인쇄산업의 발전이 가능하고 전시회도 생명력을 키워갈 것이다. 인쇄인들이 깊이 고민 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