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연결효과
후방 연관효과 넘어 선도해야
인쇄산업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영역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타 산업과 연결하여 융합시너지 효과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쇄산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데 일조했다. 문화의 발전과 기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문자가 만들어지고 인쇄기술이 발전하면서 비로소 지식과 문화가 축적돼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후세에 전해지는 계기가 됐다. 1377년에 간행된 ‘직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고 구텐베르 크의 금속활자와 함께 인류 최고 발명품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이동식 금속활자나 압축기 등을 사용한 인쇄술을 통해 유럽 전역에 책이 대량으로 퍼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정보혁명이 일어났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르네상스나 종교개혁, 인본주의 운동은 모두 금속활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쇄인으로써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현대를 봐도 인쇄산업은 타 업종의 ‘화룡점정’ 역할을 한다. 출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관광과 서비스 산업의 경우에도 인쇄물이 홍보를 담당 하며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비록 그 영역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축소되고 있지만 고유의 역할은 계속되고 있다.
제품의 포장에도 인쇄기술이 널리 활용되어 정체성을 부여하고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와 유통에도 인쇄가 널리 활용돼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언론매체, 각종 광고물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 속도를 내면서 3D와 4D인쇄로 항공기는 물론 우주선에 들어가는 부속품, 인공장기까지 만들어내는 시대가 됐다. 이처럼 인쇄산업은 꾸준하게 타 산업에 도움을 주고 때로는 연결하거나 융합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타 산업과 연결·융합에 ‘주마가편’ 해야
인쇄산업이 그 영역을 확대 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는 타 산업과 연결에 속도를 더욱 내고 융합해야 한다. 지금도 많은 업종과 연결하고 있고, 그런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산업지형이 급변하고 신규 아이템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더욱 많이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앞선 기술들을 인쇄산업과 연결하고 융합해야 한다. 로봇산업과 인공지능 등을 인쇄산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생산성이 올라가고 채산성이 좋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많은 인쇄기업들이 초기단계이지만 로봇을 도입해 인쇄물을 생산하고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인쇄기자재 업체들에서는 이런 로봇이 참여한 공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홍보하기도 한다. 실제로 도입해서 정착시키는 경우도 있다.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점차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고도화 작업도 지속해야 한다.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은 인쇄물 생산 공정을 효율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게 만든다. 인공지능역시 같은 맥락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또 문화와 예술, 관광산업 등과도 융합해야 한다. 인쇄는 이미 문화산업이라는 관념이 고착화되어 각종 전시회와 문화 산업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관광산업, 예술과도 지속적으로 접목시켜야 한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도심 인쇄 집적지에서 이런 노력들이 축제와 문화제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또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테마 거리와 박물관 등이 필요하다.
단순히 종이나 포장재 등에 글자를 인쇄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기술과 융합해 활로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책적인 지원 절실
이처럼 타 산업과 연결하고 융합해서 시너지를 내는데는 정부와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해야 가능하다. 인쇄산 업계는 현재 각 단체나 협회들이 각자 맡은바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며 인쇄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적인 지원이 없으면 탄력을 받기가 힘들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정책소외로 동력을 많이 상실했기 때문이 다. 비단 인쇄산업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업종들이 정책적인 지원이 없이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나 비전이 있어도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재원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인쇄산업은 앞서도 밝혔듯이 역사와 시대를 이끌어가는 산업이다.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시대의 혁신적 발명은 생산기술과 같은 조건만 좋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여러가지 부수적인 부분들이 따라 줘야 한다.
일례로 서구사회에서 인쇄술의 발전은 문화의 전파뿐만 아니라 농업과 산업혁명의 요구에 부응하며 연결하고 상호 발전해 왔다. 또 유럽에서는 인쇄술 발전에 이어 철도와 증기선등 교통수단의 발전이 뒤따랐다. 이같은 교통수단이 지식이나 문화가 다른 곳으로 전파되는 데 일조해 자연스럽게 인쇄술의 발전을 뒷받침해 주었다.
이런 전례를 볼 때 인쇄산업은 다른 여러 가지 요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런 요소들과 밀접하게 연결하고 호응할 때 비로소 시너지가 생긴다.
이는 인쇄인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지원을 촉구하는 것이다. 인쇄가 우리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공공재의 성격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정부와 지자체, 관련기관들이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