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국제도서전…올해 제 66회 맞아 풍성
2024 서울국제도서전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제66회를 맞은 서울 국제도서전에는 해외에서 18개국 122개 출판사와 출판 관련 단체가 참가했으며 국내에선 약 330개 출판사들이 참여해 도서 전시, 강연 및 세미나, 사인회 등 45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서울국제도서전의 주관을 맡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올해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2만 명이 증가한 약 15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올해 서울국제도 서전이 개최되기전 문화체육관 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 간에 도서전 보조금 갈등으로 인해 정부 지원없이 치러진 것에 비교하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해보다 참가사 부스료와 관람객 입장료가 모두 인상되었고, 지난 4월‘서울국제도서전 주식회사’가 설립된 것은 도서전을 상업화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도 지적된다. 또한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20·30대 여성 관람객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이른바 MZ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가 도서전 트렌드에도 새로운 변화를 불러 오고 있다.
걸리버 여행기 속‘후이늠’주제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소설 걸리버 여행기 속‘후이늠’을 주제로 선정했다.
후이늠은 주인공 걸리버가 여행한 네 번째 나라로, 이성적 이며 완벽한 세계를 표방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후이늠’을 주제로 다양한 시각에서 평화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세상을 탐구하고 통찰해 볼 수 있는 강연 및 전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도서전 첫날인 26일에는 조너선 스위프트의‘걸리버 여행기’(1726)를 김연수 소설가가 다시 쓰고 강혜숙 작가의 그림을 더해 새롭게 출간한 도서전 주제 도서인‘걸리버 유람기’가 처음 공개됐다.
김연수 소설가는 이날 강연에서“후이늠은 우리가 지금 처한 모순적인 상황과 비이성적인 일들이 해결된 사회라고 할수 있다”며“이 책을 통해 각자의 후이늠에 대해 생각해보고 토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고 밝혔다.
또한 27일에는‘H마트에서 울다’의 저자 미셸 자우너(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리드보 컬)가 참여한‘기억으로 이어지는 레시피’강연과 팔레스타인 분쟁 연구자 정환빈, 김민관 기자, 평화갈등연구소 정주진 소장이 참가한‘평화의 화살표는 어디로 향하는가’세미나가 진행됐다.
계속해 28일에는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와 황현정 샤크짐 공동대표, 황선우 작가, 황효진 뉴그라운드 대표 등이 여성의 시각에서 평화로운 일상인 후이늠에 대한 북토크 프로그램을 진행 했다. 또한 29일에는 ‘사라져 가는 아름다움, 생태적 감수성’을 주제로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강연을 했다. 올해 ‘도서전의 얼굴’인 제돌이의 해방을 중심으로 동식물과 생태계가‘법적 권리주체’로서 인정받고 스스로 삶을 누릴 수있도록 인간의 인식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울러 2019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한 오만의 소설가 조카 알하르티와 오랜 시간 인간의 고유성을 탐구해 온 소설가 은희경, 문학평론가 허희의 북토 크도 펼쳐져 폭력과 갈등이 만연한 시대를 돌아보며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전시회의 마지막 날인 30일 에는 김초엽 소설가와 심완선 공상과학(SF) 평론가가 참여해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새로운 세계, 디지털 후이늠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제전시 <후이늠 Houyhnhnm>에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된 400권의 도서 큐레 이션을 통해 저마다의‘후이 늠’을 사유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선보였다.
올해 주빈국 사우디와 오만 중동 열기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스포트라이트 컨트리’로 선정된 오만 등일반 독자에게 낯선 중동 문학도 눈에 띄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타짐이니 셔티브, 다라 재단, 국제 살만 아랍어 아카데미, 압둘아지즈 도서관 등의 책을 전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출판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강연도 이어졌다. 메샤엘 압둘라 알하르비 작가와 아비르 알알리 소설가 겸시인, 아시르 알나시미 소설가 등은 27일‘사우디아라비아 문학의 현주소’에 대해 강연했다.
오만은 27일 오만 작가들의 생활사가 문학에서 어떤 스토 리텔링으로 나타나는지 살피는 북토크를 개최했다. 오만은 또한‘오만과 한국의 문화교류:50년의 친교와 협력’강연,‘ 가짜 노동’의 공저자인 데니스 뇌르마르크도 세미나를 통해 테크놀로지의 출현과‘노동’에 대한 고찰을 진행했다. 이 밖에 노르웨이 생물학자 안네 스베 르드루프 튀게손 작가가 내한해 강연을 열었으며, 내년 도서전 주빈국인 대만이 48개 출판 사의 신간 및 수상 도서 300여 권을 전시했다.
리커버 한정판과 사인회 등 인기만발
출판사마다 고전과 명작, 베스트셀러 리커버 한정판을 배치해 잇달아 품절되기도 했다.
한 출판사는 '생일 책'을 구성해 관심을 모으는가 하면, '예쁘게' 책장을 채울 수 있도록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도서전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었던 신간발표 도서‘여름, 첫 책’10종과 리커버 도서‘다시, 이 책’10종 또한 큰 주목을 받았다.
'인스타 감성'도 통했다. 독립 부스를 마련한 출판사들은 지난해보다 강렬하고 독창적인 부스 디자인을 선보여 포토존을 방불케 했다. 지적 감성을 제공하는 도서전 특성상 관람객의 만족도 또한 높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트북과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출판사와 서점을 별도로 만나볼수 있는‘책마을’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총 86개의 독립 출판사가 참여한 책마을에는 국내 출판사 외에도 대만의 서점· 독립출판사가 참여했다.
도서전 주제 세미나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국제도서전의 개막일인 26일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과 사회학자이자 시인인 심보선이 참여한‘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AI시대의 예술’강연과, 물리학자 김상욱과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세 상을 뒤흔든 물리학의 세계: 삼체에 관하여’세미나를 통해 SF 소설 속 물리학과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세계적인 월드 축구스타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도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그는 개막 일인 26일 오후 문학동네 부스 에서 작가 팬 사인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손 감독이 쓴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의 출간을 기념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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