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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쇄사 용지 인상가에 피해의식 최고조 - 인쇄업계 직접적인 타격 - 출판업계도 부담감 커져 - 결국 소비자가 최종 부담
  • 기사등록 2023-12-29 18: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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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과 연초를 맞아 제지가격이 인상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어 인쇄산업을 비롯한 관련 업계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인쇄업계를 방문해 보면 그 피해를 피부로 절감할 수 있다. 국내 대형 제지사들이 이달 초부터 인쇄용지 가격에 적용하던 할인율을 8%포인트씩 축소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서울 성수동의 한 인쇄업체는 직접적인 종이 가격인상보다 실질적인 타격이 더 크다고 밝히며 난감해 했다. 통상적으로 제지가격은 기준가에서 구매수량 등을 다양한 요인들을 적용해 할인율이 결정된다. 그런데 이 할인율이 축소되면 기준가가 오르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할인율이 7%포인트 하향된 데 이은 2년 연속 축소다. 또 국내 제지업체들은 인쇄용지 가격을 작년에만 세 차례에 걸쳐 총 30%가량 인상했다.


제지가격 인상에 인쇄, 출판업계 타격 크다


직접적인 타격은 인쇄업계가 받고 있다. 특히 영세한 업체들은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한다. 제지 구매 물량이 많을수록 할인율이 커지기 때문에 주문이 적은 영세업체들이 느끼는 인상폭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하청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인쇄단가를 워낙에 낮게 수주하는 하청의 특성상 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는데, 제지가격인상으로 제조원가가 대폭 상승하니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

출판사들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종이값이 오르면 책값도 올려야 하는데, 안 그래도 어려운 출판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출판 업계에서는 온라인 서점 무료 택배비 기준선이 오르면서 올해 책값을 올렸는데 또 다시 인상하면 독자들이 더 책을 외면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817권의 도서정가가 인상된다. 작년 12월 정가 인상된 책 규모(675권)에 비해 21% 늘었다. 제지가격 인상으로 인한 도서가격 상승이 안 그래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출판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내년에도 줄줄이 인상대열에


상황이 이런대도 내년에 또 줄줄이 제지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국내 최대 종합 제지기업인 한솔제지가 내년부터 특수지의 일종인 ‘전사지’의 가격을 10% 올린다. 이어 백판지 기업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사지는 의류나 특정 상품에 로고나 디자인 된 종이를 통해 색을 입힐 때 쓰며 특수지의 일종이다. 접시 등 그릇에 패턴이나 색상을 입힐 때도 전사지를 사용한다.

한솔제지가 전사지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것은 지속되는 원가 압력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및 저성장 기조 장기화 속에 달러 강세, 원·부재료 가격 상승, 에너지 비용 인상 등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백판지 기업들이 가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백판지 생산·판매기업 깨끗한나라는 할인율 적용 카드를 통해 15% 인상을, 국내 최대 백판지 기업인 한솔제지는 가격 인상을 놓고 고민 중이다. 백판지 기업인 세하를 인수한 한국제지도 인상률 15% 내외 수준에서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다.

이래저래 오르는 제지가격에 인쇄업계와 포장업계, 출판업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몫이지만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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