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침체에 빠진 인쇄…사람 없어 아우성인 인쇄 - 구조적 불황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쇄숨통 조이고 있다 - 인쇄업 종사자 평균 연령 56.5세…MZ세대 유입은 씨가 말라 - 기능 인력 구인 곤란
  • 기사등록 2023-11-28 10:18:20
기사수정




인쇄학과는 문 닫아

2~3교대 연장은 NO

디지털 워크플로 터치

정부 적극 지원 절실


인쇄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말 2만239곳이었던 국내 등록 인쇄소 가운데 2020~2021년 442곳이 폐업했다. 

지난 20년간 폐업한 3502곳 중 최근 2년 동안에만 12%가 문을 닫은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폐업 여파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도 못미치는 1.3% 미만일 것으로 전망되며 가뜩이나 어려워진 내수시장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어려움속에서도 인쇄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인력조차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쇄  환경 개선 수위 높아져

   

현재 인쇄업계는 기술인력난과 고령화의 중대한 위협요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20년 서울시에서 조사한 자료(2020 세운 일대 산업 특성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쇄 분야 인력의 평균 연령은 56.5세다.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 인력의 평균 연령 42.5세(통계청, 2020년)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그만큼 인쇄업계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인쇄산업이 역동성을 찾으려면 젊고 유능한 20~30대 젊은 인력이 대거 유입돼야 한다.

그러나 인쇄 관련 학과를 졸업한 MZ세대의 절반 이상이 인쇄업체가 아닌 다른 곳을 노크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쇄 관련 학과를 졸업 후 인쇄업체에 신규 취업하는 MZ세대는 전체 인원 중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이와 같이 인쇄업계에 신규 취업하는 젊은 인력도 기능인력이 아니라 관리인력이 대부분이라 실제로 인쇄기를 운용할 인재가 없으며 따라서 기존에 있던 인쇄기 마저 놀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점차 고된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인쇄기장과 보조가 있는데, 예전에는 보조를 하다가 어느 정도 기술을 습득하면 인쇄기장이 되려고 했는데, 지금은 인쇄기장이 되길 원치 않는다"라고 하며 "보조가 편하기 때문이다. 그냥 종이만 넣어주면 되고, 나머지 인쇄 품질이나 공정은 인쇄기장이 알아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쇄업체 관계자는 "인력과 관련해 또 하나의 고민거리는 인쇄업계의 2부제 운영이다. 인쇄 현장의 사람들이 고령화되면서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를 번갈아 할 때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입사할 때 주간근무만 하겠다고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또 요즘 들어서는 타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익이 좋으니까 인쇄기장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인쇄업계를 떠난 인력이 다시 인쇄업계로 발길을 되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청년들이 인쇄업을 꺼리는 이유는 많다. 도제 방식의 기술 전수 과정이 청년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서울 충무로 을지로 일대가 40년 이상 재개발 예정지로 묶여 있던 탓에 제때 근무 환경을 개선하지 못한 곳도 많다. 

특히 지난 20년간 인쇄 단가가 오히려 낮아진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근로환경과 급여 등 여러 조건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쇄업계가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기술인력난과 고령화에 대한 정부의 시급한 지원과 함께 인쇄 업체 스스로도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자동화 및 디지털로의 전환과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인쇄전문인력 양성시스템 개선 방향 전환 시급


인쇄사의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인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마저 줄줄이 인쇄전공을 폐지해 이제는 인쇄와 직접 관련된 4년제 대학 인쇄학과는 거의 없다. 

따라서 젊은 MZ세대들이 인쇄업계로 진입하지 않는다고 볼맨 소리만 하기도 어렵다.

MZ세대는 일반적으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이다. 

MZ세대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디지털 네이티브’세대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인터넷과 IT 기술에 친숙하며 텍스트 보다 이미지·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할 때도 안정성, 연봉, 스펙보다는 자신의 취미, 특기, 흥미에 더 중점을 둔다. 

때문에 이들을 인쇄업계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근로환경, 급여 등을 비롯한 다방면에서의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인턴십과 계약학과도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업체는 미리 맞춤형 인력을 양성할수 있고 취업희망자에게는 취업의 불안을 잠재울수 있으며 채용을 조건으로 장학금 혜택 등을 지급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가 인쇄업계 등 인력이 시급한 곳에 병역특례업체 선정과 산업기능요원을 배정받기 위한 평가기준을 완화 해주는 등의 지원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현재 병역특례 복무기간이 일반 병사에 비해 2배 가까운데 이를 경감해주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협회와 단체들이 정부와 정부기관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 각 대학교 및 교육기관과 협력해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인쇄전문인력 양성대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도 여러 난관 


인쇄업계도 젊은 인재의 인쇄업계 유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인쇄단체들은 가업승계를 통한 2세 인쇄인 육성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장학금 지원, 해외 파견 등을 통해 젊은 인쇄인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인쇄진흥재단은 지난 7월 코린도그룹주식회사가 캄보디아에 설립한 한국기술전문대학과 한국과 캄보디아의 문화교류 활성화와 인쇄교육 및 인력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국내 인쇄업계에 캄보디아의 젊은 인재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협약서는 2023년 8월 개교한 한국기술전문대학에 인쇄학과를 설치한 후 국내 대학과 연계하여 교육을 진행하며, 한국에 입국하는 대로 인쇄업체에서 실습교육을 겸한 취업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7월 말에는 인쇄진흥재단 이사장 등이 락 춤테브 오크나 캄보디아 노동부 차관을 만나 인쇄업계 및 계절근로자 인력 수급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한 관계자는 "캄보디아 소재 대학에서 인쇄업계에 근로자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교육부, 법무부 등 많은 정부단체들과의 협조와 승인이 이뤄져야 하며 국내 유입이 되더라도 최소한 정규직에 대한 대우와 함께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며 "국내 근로자와 비슷한 대우를 해야 하고 속칭 갑질 등을 하지 말아야 하며 최저임금 이상을 주지 못할 땐 국제적인 소송이나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유의 저출산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인력 확보 전략을 더욱 전향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체류 기간 연장과 일정 기간 체류시 영주권 부여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인쇄 인재 육성 가속도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인쇄를 위한 인재도 필요하다. 

향후 스마트인쇄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인쇄인은 거의 없다.

당장 최근에 출시되는 인쇄기들을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글로벌 인쇄기 생산업체는 물론이고 국내 인쇄기 생산업체들도 앞다퉈 스마트 인쇄를 위한 기계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인쇄기 연구에도 매진하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인쇄기는 발전을 거듭하는데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각 대학교나 연구기관 등과 손을 잡고 스마트인쇄 인재를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현가능한 모델을 찾아 정부와 연구기관, 대학교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같은 인재양성을 통해 MZ세대를 인쇄업으로 유입해야 한다.

아울러 MZ세대는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과 만족을 중시하기에 기업문화와 근무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작업장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쾌적하고 일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업무능력 상승을 위한 각종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직원들의 직업의 자유가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며 근로기준법 등을 준수하여 근로자의 권리를 사사롭게 침해하거나 박탈하지 않아야 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근로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권리를 챙길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지속적으로 비전을 제시하며 MZ세대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쇄산업이 되면 자연스럽게 회사도 성장하고 근로자도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다.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korpin.com/news/view.php?idx=1450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사이드배너_06 microsoft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