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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지각판, 승자독식으로 힘 받아 - 경쟁 우위 인쇄사 보폭 넓어져…경쟁 열위 인쇄사는 M&A 원해 - 양극화 파고는 최고점 향해 - 자동화 시스템 만나면 시너지
  • 기사등록 2023-11-28 10: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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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의식 높은 인쇄사 빨라


최근 인쇄산업 현장을 방문해 보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된 양극화가 경제불황과 불확실성의 파고를 타고 그 높이를 더하면서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 종착역은 예단할 수 없으나 인쇄인들의 의견들을 종합하면 결국 살아남는 인쇄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인쇄, 디지털전환, 순환경제 등 세계경제와 인쇄산업을 관통하고 제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화두와 만나면 그 시너지가 커질 것이다.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순환경제를 빼고는 모두 자동화이다. 자동화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기에 향후 경쟁력이 큰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틈새시장은 존재하고 하청도 지속될 것이 자명하기에 차별화된 기술력이나 인쇄 노하우,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특화된 업종에서의 인쇄 등의 장점을 가진 인쇄업체들은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도 되는 인쇄업체들이 있다


인쇄 부자재를 판매하는 서울 광진구의 한 경영인은 본보와 만나 “아무리 어렵다 어렵다해도 되는 인쇄업체들은 있다. 그런 업체들은 수금도 아주 원활하게 잘 되고 여전히 많은 우리 제품들을 쓰고 있다”면서 몇몇 업체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상호만 들어도 알만한 이들 업체들은 고객사를 확실하게 확보하고 불황에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 업종에서 인쇄를 하며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쇄업체들은 상황이 매우 어려워 나가는 물량(자사의 인쇄 부자재)이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영세한 업체들은 수금에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당장 (그 업체도)어려운데 독촉하기도 그렇다”고 한탄했다. 

서울 중구에서 전국을 다니며 인쇄기계와 부자재를 판매하는 한 기자재 업체 경영인도 “요즘 인쇄물들이 없다고 난리다”면서 “특히 지방으로 가면 더욱 더 심각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비싼 7~9%의 이자를 내면서 설비투자 하기를 꺼리는 업체들이 많아 대형인쇄기계는 규모가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 노크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어려우니 투자보다는 축소만 하려고 해서 (영업에)어려움이 많다”고도 했다. 

서울 영등포의 한 기자재 업체는 “어려워도 투자를 하는 업체들은 있고 가뭄에 콩 나듯이 제품 문의를 해오는 업체들이 있다”면서 “결국 지금 투자를 하면 경기가 좋아질 때 좀 더 나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지금 설비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경기가 나아질 때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극화와 구조조정의 골이 깊다


이 같은 인쇄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결국은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되는 업체들은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규모를 키우지만 안 되는 업체들은 돈맥경화까지 불러와 인쇄시장의 짐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울 충무로와 을지로 인쇄집적지 등을 방문하면 곳곳에서 공실이 많고 폐업한 업체들이 많아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 등의 도심재개발과 재정비 정책에 의한 피해도 있으나 집적지가 예전의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사업을 접는 것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고 한다. 대출이 많아 사업을 접을 수가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폐업을 하면 당장 인쇄기계와 사업장이 채권자에 의해서 압류되어 손에 쥐는 것도 없이 일평생 일궈온 인쇄업체에 오히려 발목이 잡히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M&A(인수합병)를 염두에 두고 시장에 매물로 나온 업체들도 많다. 그래도 인쇄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업체들도 있고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업체들도 있다. 당장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고 경제상황이 불확실하기에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향후 상황이 개선되면 M&A는 인쇄산업계에서도 자연스러운 기업활동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향후 4차 산업혁명과 자동화가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키운 업체로 인쇄물이 몰릴 것은 자명하다. 그때 새로 인쇄라인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있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빠르고 정확하다.


경쟁력 갖춘 업체가 승자


이처럼 유동적이고 불확실성이 높은 인쇄현장이지만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결국 살아남아 시장의 승자가 되어 인쇄물 수주량과 생산량을 확대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향후 거대인쇄기업의 탄생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성수동의 한 인쇄업체는 “자동화 시스템을 조금씩 도입해서 인쇄물 생산량을 꾸준하게 증가시키고 있는데 정작 늘어야 할 인쇄물은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푸념하면서도 “그래도 상황이 나아지면 결국 경쟁력이 되지 않겠냐. 그를 대비해서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인쇄업체도 “자동화는 대세이기에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산시스템을 조금씩 전환시키고 있다”면서 “인쇄쪽에 전면 도입하는 것은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가용 범위가 점점 확대돼 나중에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하는 한 회사관계자는 본보와 만나 “인쇄업계 쪽은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할 과제들이 많지만 결국은 자동화가 미래에 기업의 흥망을 결정하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면서 “타 제조업 분야처럼 자동화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 업체가 우위를 점하고 기업을 키워가며 파이를 독식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변화의 흐름속에서 인쇄인들은 통찰과 지혜를 발휘하고 자사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결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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