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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탈출구로 들어온 스마트와 헷지인쇄 - 국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성 증가…인쇄는 비상구 찾아 코너에 몰렸다 -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 실현 - 타 업종 인쇄 등으로 확대
  • 기사등록 2023-10-30 10: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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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인쇄산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도 많은 타격을 입었는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종교전쟁으로 비화될 우려까지 커지면서 불확실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국채금리까지 계속 오르면서 이머징마켓(해당 국가의 경제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개방화가 급진전되어 자본시장이 급성장하는 시장)의 자금이 빠르게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어 금융 불안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달 1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연속 연 3.5% 수준으로 동결했다. 지난 2·4·5·7·8월에 이어 6회 연속 동결이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경제환경도 불확실해 동결한 것으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양날의 칼인 가계부채 증가세와 연체율이 폭등하고 소비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인상하면 국내경기는 장기침체를 넘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출은 긴 터널을 지나 조금 나아졌다고 하나 각종 악재로 그동안 정부나 한은이 기대해온 ‘상저하고’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한은이 경기 위축과 이자 부담 가중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미 금리 차이가 사상 최고치인 2%p까지 벌어진 것은 부담으로 다가왔고 외국인 자금의 국내 이탈에 대한 위험도 커졌다. 다만 미국에서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긴축 기세가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은 있다. 이런 상황들을 볼 때 국내경기는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생존위협에 내몰린 극한 상황


이처럼 우리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구간을 지나면서 인쇄산업은 물론 우리산업 전반이 위축되어 있고 생존의 위협까지 내몰리고 있다. 수도권의 인쇄산업 집적지를 방문하면 곳곳에 공실이 많이 보이고 임대 표시가 붙어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인쇄기를 가동하는 업체들도 대부분 조기에 일을 종료한다.

전국적으로 인쇄 기계와 부자재를 판매하는 한 회사 경영인은 “수도권은 그나마 덜 한 편”이라면서 “지방으로 가면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정지역을 언급하며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인쇄산업뿐만 아니라 타 업종도 마찬가지다. 이는 각종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쇄산업이 대부분 속해있는 소기업·소상공인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경우 폐업 공제금과 지급 건수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폐업 공제금은 지난 8월까지 8948억원 지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된 6381억원 대비 40.2%나 증가했다. 올해 지급 건수도 7만8065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6만145건을 기록한 작년 1~8월보다 29.8% 늘었다.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줄도산’ 조짐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034건이다. 652건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59% 늘었다. 226건이었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다.


스마트 인쇄, 헷지인쇄로 루비콘강 건너다


이처럼 어려운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규모를 확장하고 신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혁신하는 인쇄기업들도 있다. 설비를 새로 도입하고 직원을 신규로 채용하며 규모를 확대 개편하는 등의 혁신을 단행하는 인쇄업체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부분 스마트 인쇄분야를 강화한다. 현재 스마트 인쇄는 디지털 인쇄의 도입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양대 축으로 구현된다. 디지털 인쇄기 도입을 통해 시스템을 장착하고 자사의 수준에 맞는 스마트 팩토리 생산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른바 생산력을 증대시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서울 성수동의 한 업체는 “과거처럼 대량인쇄가 많이 쏟아지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이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서 “시대 흐름에 맞게 다품종을 적시에 생산해 납품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생산시스템도 자동화를 많이 도입하면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인쇄를 자동화로 전환하면서 남는 여력은 인쇄 품질 고급화와 타 인쇄분야에 대한 도전에 쏟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어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내야 (주력 인쇄)손해를 메우고 그나마 (공장을)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인쇄는 후방 연관효과가 중요한 만큼 자사의 주력 인쇄분야가 어려울 때 타 업종 인쇄분야로, 또는 이업종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확장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인쇄분야에도 헷지(hedge, 자산의 급변동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를 해주는 수단)를 하는 것이다.

이같은 헷지인쇄는 어려운 상황을 타계하고 영토를 확장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어려운 여건에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살아남는 인쇄업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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